감정의 조각들 속에서 단어를 건져내는 일.
곱씹은 생각을 문장으로 매만지는 일.
단어와 문장을 씨줄과 날줄 삼아 글을 짓는 일.
그렇게 시인의 글은 시가 되고,
음악가의 글은 노래가 됩니다.
미처 몰랐던 나의 마음을 일깨운 노래.
그때의 나를 설명해 준 유일한 가사.
듣고 또 듣다 보니,
가사 사이사이 숨겨진 것들이 궁금해집니다.
음악을 쓰는 이들.
이제 가사에 채 담지 못한
그들의 목소리를 글로 들어봅시다.
매일 쏟아지는 숫자들에 무거워지는 아침.
비일상적인 요즘에 익숙해질수록
지겨웠던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집니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을 염려하는 마음과
동시에 부정적인 감정이 불쑥 튀어나와
어느새 선을 긋게 됩니다.
공동체의식과 격리란 단어가 혼재한 지금
이럴 때일수록 소외 없이 구석구석을 살피는 글,
사람과 사람이 얽히고설키며 겪는 일들을 읽으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모두의 안녕과 무사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3월을 보냅니다.
만지면 부서질 것 같던 첫 만남과
이제 그만 아파하기만을 바랐던 마지막 이별.
체온과 냄새, 감촉과 눈빛.
여전히 어제 일 같은 그 날의 기억.
상실감보단 죄책감이,
그리움보단 후회가 더 커서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덩그러니 시간만 흘러버렸습니다.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를 잃은
그때의 나에게
‘슬퍼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가 아닌
‘슬퍼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반려 동식물을 떠나보낸
어제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첫 문장이 주는 부담감은 갈수록 커지고
이어 쓰면 쓸수록 어째 더 초라한 느낌.
이게 뭐라고 몇 날 며칠 골머리를 썩입니다.
그래도 씁니다.
쓰고 싶어서, 써야 해서, 쓸 수밖에 없어서
문장으로 맺어져야만 보이는 것들과
쓰는 행위 자체가 주는
그 어떤 것들을 위해 계속 씁니다.
이런 우리의 쓰는 삶을 격려합니다.
같은 괴로움 끝에 글이 된 작가의 말들이
당신의 망설이는 마음과
서툰 문장을 가다듬어 주길 바랍니다.
그러니 우리 일단 쓰고 봅시다!